중국 liang(梁) ZhaoMing(昭明, 501~531) 태자가 발췌해 붙이 금경 29장 제목이 위의적정(威儀寂靜)이다.「자기일에 집중할 때 그 모습이 평화롭다.」란 의미를 가진 참으로 아름다운 제목이다.
태풍은 바람이 세차게 휘몰아칠 때 멋있고, 오뉴월 태양은 강렬하게 대지를 달구며 오곡백과를 영글게 할 때 자기 몫을 하는 것이고, 장맛비는 주룩주룩 내려야 제격이고, 사람은 자기 일에 집중할 때 아름답다.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은 주변 사에 마음빼앗겨 정작 자기 일은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살다보면 별일이 다 있다. 그런 별일에 일일이 시비하고 휘둘리고 걸려 넘어지면 삶이 복잡하고 산만해진다. 별일은 별일대로 흘려보내고 자기 일에 집중하면 별일은 지나가고 삶은 고요하고 평화로워진다.
언젠가 영도에 주석하는 노스님을 친견하고 요즘 일상이 조금 번잡하다고 말했더니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책을 한 권 주면서 몇 쪽을 펴보란다. 아무 생각없이 해당페이지를 폈더니 첫 구절이「세상사는데 일없기를 바라지 마라.」다. 에구, 아파라. 한방 먹었다. 그냥 말로 하시지.
일한답시고 대중 앞에 서면 대중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사람은 자기 수준과 입장에서 말을 한다. 그게 지극히 정상이다. 그런 평가에 일일이 걸리고 넘어지면 정작 자신이 하는 일을 못하고 길을 잃고 헤매기 쉽다.
Buddha가 제자에게 수행지도할 때 늘 강조한 주제가「하는 일에 집중하며 삶이 고요해지고 현상에 끌려가면 산만해진다.」였다.
주변 사에 휘둘리지 않고 하는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내공이 있어야 한다. 내공은 마음근육이자 알아차림 기능인 sati(念) 힘을 키우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 Bhikkhu Buddhapāla (SATI – 2015 격월간 11·12월 통권 41호)